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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4
[웅’s Q&A] 색각이상이 있으면 정말 ‘알록달록한 세상’을 볼 수 없을까?
2023.04.14 URL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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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모르잖아, 알록달록한 세상”

최근 학교 폭력과 복수를 다룬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주인공은 극 중 학창시절에 자신을 괴롭혔던 ‘적록색약’이라는 질환을 가진 가해자에게 이렇게 말하죠.

색각이상이 있으면 정말 알록달록한 세상을 볼 수 없는 걸까요? 오늘 뉴스룸에서는 드라마 속 이야기 전개에 중요한 장치로 그려지는 ‘색각이상’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색각이상이란?

우리는 대상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색이 아니라, 그 대상이 빛을 흡수, 반사하는 빛의 색을 인지합니다. 사람들은 주관적인 감각으로 대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같은 대상을 바라본다고 해도 사람마다 인식하는 색이 조금씩 다를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차이가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닙니다.

흔히 색각이상이 있는 사람들도 일상 생활하는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색각이상이란, 인간이 눈으로 식별할 수 있는 색의 전부 또는 일부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를 말합니다. 주로 색은 망막에 있는 원추세포가 결정하는데요. 원추세포에 이상이 있을 때 색각이상이 나타납니다.

원추세포는 약 700만개로 크게 적색과 녹색, 청색의 가시광선을 인식하는 3종류로 나뉩니다.

세 종류의 원추세포는 마치 삼원색처럼 색을 배합하고 배합 비율에 따라 다양한 색을 인식하는데요. 한 종류의 원추세포는 100가지 정도의 농담 차이를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세 종류의 원추세포를 가진 일반인은 100의 3제곱인 100만 가지의 색을 구별할 수 있습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색각이상은 흔한 증상으로, 국내의 경우 전체 남자의 5.9%, 전체 여자의 0.4%가 색각이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유전적인 원인 때문에 남자에게 발현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데요. 색각이상은 X염색체의 색각유전자에 이상이 있을 때 남자는 증상이 나타나는 색각이상자가 되고 여자들은 보인자가 됩니다.

매우 드물게 아버지가 색각이상자이고 어머니가 색각이상 보인자인 경우에는 그 딸에게서 색각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두 X염색체 중 한 개가 비활성화된 경우, 또는 색각이상 유전자를 가진 터너 증후군인 경우 여성에서도 드물게 색각이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색각이상이 나타나는 원인으로 유전이 대부분이나, 후천적으로 시신경 이상, 망막질환, 신경계 이상, 손상 등으로 유발되기도 합니다.

색각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색을 전혀 보지 못하나요?

흔히 색각이상이 있는 사람들을 색약, 색맹이라고 부르기도 했는데 이는 적절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원추 세포가 없거나 한 가지만 존재해 색을 전혀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실제로 대부분의 색각이상이 있는 사람들이 색각 검사 전에는 스스로 이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색각이상의 종류는 원추세포의 이상 정도와 유형에 따라 분류됩니다. 과거에 색맹, 색약, 색신 등으로 부르던 개념보다 더 구체적이고 질병원리에 근거한 분류라 할 수 있습니다.

색각이상의 분류

이상 삼색형 색각은 적색, 녹색, 청색 세가지 원추세포가 모두 있지만 그 중 한가지의 분광민감도가 비정상인 경우를 말합니다. 적색을 구분하기 어려운 적색맹, 녹색을 구분하기 어려운 녹색맹, 청색을 구분하기 어려운 청색맹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색형 색각은 두 가지 원추세포만 존재하는 경우, 적색맹, 녹색맹, 청색맹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단색형 색각은 원추 세포가 없거나 한 가지만 존재하는 경우를 말하며, 이러한 경우는 매우 드물며 다른 색각이상과 달리 시력이 매우 나쁜 경우가 많습니다. 

색각이상은 치료할 수 있을까?

당뇨병, 시신경질환 같은 질병으로 발생한 후천적 색각 이상은 치료 가능성이 있으나, 유전적 이상으로 발생한 색각 이상은 뚜렷한 치료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색각 이상을 겪는 사람들은 안경이나 착색 콘텐츠 렌즈 등 다양한 보조도구를 사용하기도 하는데요.  드라마 속에서 전재준이라는 캐릭터도 착색 콘텐트렌즈를 사용했었죠.

드라마처럼 붉은 색 렌즈만 있는 것은 아니며, 색각이상 정도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색이 있는 렌즈를 선택해 착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이 모든 색각이상이 있는 사람들에게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일상 생활에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색상 구별이 매우 중요한 경우에 선택적으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안과 전문의와 상담 후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오늘 뉴스룸에서는 최근 한 드라마를 통해 주목 받았던 ‘색각이상’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색각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색의 분별 능력이 정상인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져 있는 것이지 색을 전혀 볼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색각이상이 있다고 해도 학교, 직장 등 일상생활에서 문제가 생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는 점 꼭 기억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색각 이상에 대한 오해가 조금이나마 풀렸기를 바라며, 다음에 더 유용한 건강정보로 돌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