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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04
[의약 성분 백과] 정형항정신병약물
2022.02.04 URL복사

지난 2021년 국정감사에서는 요양병원에서의 항정신병약물 처방에 관한 논의가 진행됐습니다. 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 환자에 대한 항정신병약물 사용이 많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약물을 처방받은 환자 대부분이 치매 환자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항정신병약물 처방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실제 치매 환자에게 항정신병약물을 처방할 경우 문제가 되냐고요? 네, 그렇습니다. 치매 환자가 항정신병약물을 복용시 고열, 근육 강직, 불규칙한 맥박이나 혈압 등의 심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각별한 관리가 필요한 정형항정신병약물. 해당 약물은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과 질환 치료에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데요. 정확히 어떤 질환을 치료하고, 어떤 효과가 있는지. 약물의 종류와 용법, 복용 시 주의사항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정형항정신병약물’이란?

정형항정신병약물은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과 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을 말합니다. 개발 시기와 작용에 따라 제1세대인 항정신병약물과 제2세대인 비정형항정신병약물로 구분합니다.

정형항정신병약물은 항정신병약물 중 먼저 개발돼 제1세대로 불리는데요.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 수용체에 결합하여 뇌 신경 전달물질 작용 기능을 차단하며 조현병을 치료하는 약물입니다. 이와 달리 비정형항정신병약물은 비교적 최근에 개발해 제2세대로 불리며, 도파민 수용체 차단작용뿐만 아니라 세로토닌* 수용체 차단작용까지 합니다.

* 조현병: 조현병(정신분열증)은 대뇌 구조와 기능 이상으로 주로 환각과 망상 증상을 보이는 복잡한 정신질환인데요. 양성, 음성, 인지 세 가지 증상으로 구분합니다. 양성증상은 환각, 망상, 무질서한 사고, 의심 등이 나타나며, 음성증상은 무논리, 무쾌락, 무욕망, 감정이 무디어짐, 수동성, 감정위축 등이, 인지증상은 인지력 결핍, 집중력 저하, 기억력 저하 등이 나타납니다. 조현병은 만성적으로 서서히 진행하며 사회적 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치료에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기존에 정신분열증으로 부르던 병명을 현악기 줄을 고른다는 의미로 개명하여 현재는 조현병으로 부릅니다.

* 도파민(dopamine): 중추신경계에 존재하는 신경전달물질로 뇌 신경 세포의 흥분 전달 역할을 합니다.

* 세로토닌(serotonin): 신경전달물질로 기분 조절, 식욕, 수면, 근 수축과 관련한 기능에 관여하며 부족할 경우 우울증, 불안증 등을 유발합니다.

정형항정신병약물의 효능과 효과

제1세대 항정신병약물은 도파민 수용체 차단작용이 강하고 세로토닌 수용체 차단작용은 미약해 양성증상에만 효과를 보입니다. 반면, 제2세대 비정형항정신병약물은 도파민 수용체 차단작용과 세로토닌 수용체 차단작용을 같이하기에 양성증상은 물론 음성증상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조현병 환자는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이 과도하게 작용해 양성증상이 나타나거나, 또 다른 부위에서는 도파민이 부족해 음성증상이 나타나는데요. 이때 도파민 수용체를 차단하면 과도하게 작용하는 도파민을 억제하기 때문에 양성증상 치료에 효과가 있습니다. 반면 세로토닌 수용체를 차단하면 도파민이 부족한 부위에서 도파민 분비를 증가시켜 음성증상 치료에 효과가 있습니다.

이 외에도 정형항정신병약물은 개별 약물에 따라 조증*, 불안증, 구토, 딸꾹질, 수면장애, 어지러움, 이명, 투레트증후군* 등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 조증: 비정상적으로 기분이 들뜨는 기분장애를 말합니다.

*투레트증후군(Tourette’s syndrome): 스스로 조절하기 힘든 갑작스럽고 단순, 반복적인 동작(운동틱)이나 소리를 내는(음성틱) 신경질환입니다. 단일유전자 이상으로 나타나는 유전병이며 코 경련, 얼굴 찡그리는 현상을 포함한 안면 경련, 머리 경련, 말 구르거나 몸을 꼬고 구부리는 증세 등이 나타납니다.

정형항정신병약물의 종류와 복용법

정형항정신병약물의 종류는 구조에 따라 페노치아진계, 부티로페논계, 그 외 기타 약물로 분류되는데요. 모두 유사한 약리작용을 갖는다고 합니다.

단, 치료를 시작할 때는 한 가지 약물만 복용해야 하는데요. 선택한 약물에 치료 반응이 있다면 정해진 하루 사용범위 내에서 복용량을 조절하고, 다른 항정신병약물과 병용투여는 가급적 피해야 합니다. 약리 작용에 따라 다르지만 정형항정신병약물과 함께 복용하면 효과를 증가시켜 부작용을 일으키는 예도 있고, 효과를 감소시키는 예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 외에도 다른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으니 복용 전에는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하고, 제품설명서, 제품별 허가정보 등을 통해 상세한 정보를 확인해야 합니다.

약물의 효능과 효과는 적어도 3~4주 정도 복용한 상태에서 판단해야 합니다. 치료적 반응이 없다고 판단해 다른 약물로 바꿀 때는 새로 선택한 약물을 복용하면서 기존 복용 약물을 1~2주에 걸쳐 서서히 중단하는 방법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치료 초기에는 누워있거나 앉아 있다 일어나면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는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으니 증상이 나타나면 복용량을 줄이거나 적절한 조치를 받아야 합니다.

정형항정신병약물 복용시 주의사항과 부작용

정형항정신병약물은 정맥혈전증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치매 환자가 복용할 경우엔 사망률을 높일 수 있습니다. 또, 치료 초기에 기립성 저혈압이 나타날 수 있으며, 갑자기 투여를 중지하면 구역, 구토, 불면 등의 금단 증산이 나타날 수 있어 점차적으로 감량해야 합니다.

심한 부작용으로는 ‘신경이완제 악성증후군’이 드물게 보고되는데요. 주요 증상으로 이상고열,  운동마비, 심한 근육 강직, 연하곤란, 빠른 맥박, 혈압 변화, 발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약물 복용을 중단하고 해열과 수분 보급 등의 전신적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사망에 이를 수 있으므로 주의 깊은 모니터링과 적절한 처치가 중요합니다.

또, 정형항정신약물을 장기간 복용할 때는 간기능검사, 혈액검사와 같은 검진을 주기적으로 진행해야 하며, 졸음, 주의력·집중력·반사운동능력 등의 저하가 나타날 수 있으니 자동차운전 등 위험이 따르는 기계조작을 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