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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09
바이오의약품 미래 가치에 주목하는 제약업계, 4차산업 중심 도약하나
2019.05.09 URL복사


이전 포스팅을 통해 최근 미국 제약산업이 수익성 악화를 겪으면서 바이오기술 기업과의 협력 및 바이오의약품 개발 등 ‘바이오제약’에서 길을 찾고 있다는 내용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와 같은 현상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바이오의약품의 미래 가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정부와 산학연을 중심으로 투자 및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바이오의약품 시장 규모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이 4차산업의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고수익 창출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평가도 지배적인데요. 그렇다면 바이오의약품이란 무엇이고,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리고 현재 국내 시장 현황은 어떠한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바이오의약품이란

바이오의약품이란, 국가별로 그 정의가 상이한 측면이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사람이나 다른 생물체에서 유래된 것을 원료 또는 재료로 하여 제조한 의약품을 총칭하며 ‘생물의약품’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학적제제 등의 품목허가•심사 규정’ 제2조에 따르면 보건위생상 특별한 주의가 필요한 의약품으로, 생물학적제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세포배양의약품,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기타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이 인정하는 제제 등이 그 범주에 포함됩니다.

생물학적제제란 생물체에서 유래된 물질이나 생물체를 이용하여 생성시킨 물질을 함유한 의약품으로서, 각종 백신, 혈장분획제제 및 항독소 등을 의미합니다. 유전자재조합의약품은 유전자 조작 등으로 개발한 미생물의 배양을 통해 필요 단백질을 생산해 만드는 일종의 단백질 치료제로 인슐린, 인성장 호르몬, 인터페론 등이 주를 이룹니다. 그리고 세포배양의약품은 세포주를 이용해 주로 인공 항체를 만들어내는 항체치료제가 이에 속합니다.

요즘 3세대 바이오의약품으로 더욱 주목 받고 있는 것은 세포치료제와 유전자치료제인데요. 세포치료제는 살아있는 세포를 체외에서 배양, 증식하거나 선별하는 등 물리적, 화학적 생물학적 방법으로 조작하여 제조하는 의약품으로, 체세포치료제와 줄기세포치료제가 이에 속합니다. 그리고 유전자치료제는 질병치료 등을 목적으로 개발된 유전물질이나 유전물질을 포함하고 있는 의약품을 말합니다.


바이오의약품이 지니는 가장 큰 가치는 희귀 • 난치성 질환에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입니다. 바이오의약품은 기존 치료법으로 충족되지 않은 퇴행성 • 난치성 질환 치료제 또는 환자 맞춤형 표적치료제로 사용됩니다. 기존의 합성의약품이 대다수의 사람에게 일관적 효과를 기대하며 다수의 환자군을 타겟으로 한다면, 바이오의약품은 유전공학 및 항체 기술을 바탕으로 특정 환자군을 표적 치료하는 데 효과적인 것이죠. 게다가 생체유래물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독성이 낮고, 합성의약품보다 부작용이 적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바이오의약품은 복잡한 고분자 구조를 가지고 있고, 생물체를 이용하여 복잡한 제조공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주변 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합니다. 원료, 공정, 설비의 변화가 의약품 자체를 변화시킬 만큼 제조공정의 난이도가 매우 높아, 합성의약품 대비 제조가 까다롭습니다. 뿐만 아니라 바이오의약품은 배양 기술 및 제조 환경, 방법에 따라 전혀 다른 물질이 나올 수 있어 복제약(바이오시밀러) 제조도 쉽지 않은데요. 이는 화학물질 합성 비율을 알면 비교적 쉽게 제조가 가능한 합성의약품 복제약(제네릭)과 대비되는 면입니다. 이처럼 바이오시밀러는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오리지널의약품 대비 가격이 합성의약품의 복제약인 제네릭보다 월등히 높게 형성돼 있습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 현황과 전망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가 발표한 ‘2018 바이오의약품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기준 전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0억 달러(약 236조원)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체의약품 대비 25%를 차지하는 비중입니다. 특히 지난 2010년 17%에서 2017년 25%로 증가한 가운데, 오는 2024년에는 31%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국가별로는 2017년 기준 미국이 61% 시장을 차지하며 타 국가에 비해 월등히 높은 점유율로 전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주도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는 유럽 주요 5개국(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스페인)이 17%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또한 빠른 고령인구 증가 및 만성질환 증가 추세로 인해 바이오의약품 산업을 포함한 의약품 산업이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인데요. 국내 바이오의약품시장은 전체의약품 시장 대비 10% 미만(2016년 기준 8.4%)으로 글로벌 시장에 비해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2016년 1조 8,308억원이었던 시장이 2017년 2조 2,327억원으로 증가하면서 22%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국내 바이오의약품의 수출액이 급성장하면서 내수산업에서 수출산업으로 급변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데요. 2013년 4,432억원이었던 수출액이 2017년 1조 5,471억원으로 성장하며 연평균 37%의 성장률을 보인 것이죠.


국내 바이오의약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유전자재조합의약품입니다. 유전자재조합의약품 시장은 2017년 기준 9,205억원으로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 중 41%를 차지하는데요. 국내 대표 바이오의약품인 셀트리온의 ‘램시마’, ‘트룩시마’, ‘허쥬마’가 모두 이에 해당합니다.

그 뒤를 잇는 것은 5,739억원(2017년 기준) 규모의 백신 시장으로, 녹십자의 수두 생바이러스 백신인 ‘수두박스주’가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그리고 혈장분획제제, 독소 • 항독소, 세포치료제, 유전자치료제 순으로 국내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 중 대웅제약의 ‘나보타’가 속한 독소 • 항독소 시장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5년간 평균 9% 증가하여 2017년 665억원 규모이지만, 수출 실적은 평균 49% 증가해 2017년 1,153억원을 기록하며 5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보건당국과 업계는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성장할 경우 막대한 경제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 고령화 및 만성질환, 신종 질병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의약품 수요 역시 확대되고 있습니다. 나아가 바이오의약품이 4차 산업 중심에 서게 될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고 있는데요. 질병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 정립은 물론 침체된 국내 경제의 활성화, 고용시장 창출 등 뒤따르는 부가가치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에 정부는 최근 바이오의약품을 중심으로 한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해 올해 4,779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는데요. 무엇보다 스마트 임상시험 플랫폼 구축, 첨단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인공지능 신약개발, 스마트 제조공정 등 4차 산업을 주도할 미래유망분야를 집중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첨단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지원에 가장 큰 금액인 약 1,138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발표함으로써, 정부의 바이오의약품 육성에 대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국내 제약업계에서는 연구개발 및 사업 확대 움직임도 분주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설립 초기부터 기반기술 및 인프라 확보, 바이오시밀러 개발, 신약개발의 단계적 진입 전략을 채택하며 괄목할 성장을 이뤄왔는데요. ‘램시마’를 필두로 ‘허쥬마’, ‘트룩시마’ 등 강력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2년 2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Biogen)과의 합작하여 설립한 바이오신약 제조 기업입니다. 회사 설립과 함께 인천 송도에 연구개발(R&D)센터를 구축한 후, 독자적 기술 역량을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 개발 및 상업화에 주력해오고 있습니다. 그 결과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인 ‘엔브렐’, ‘레미케이드’, ‘휴미라’, ‘허셉틴’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했습니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신약 1호인 ‘이지에프외용액’을 개발한 ‘대웅제약’도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를 중심으로 바이오의약품 시장 점유율 확대를 위한 본격적인 움직임에 돌입했습니다. 나보타는 대웅제약이 자체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제제로, 현재 미국을 포함한 16개국의 허가를 획득했으며, 약 80개 국가와 수출계약을 맺고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을 공략할 채비를 마쳤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의 가치가 조명받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바이오의약품 시장도 지속적으로 성장 중인데요. 정부와 업계, 학계의 노력이 시너지를 창출하여 4차 산업혁명시대의 촉망받는 수출산업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봅니다.

※ 참고: 2018년 바이오의약품 산업동향 보고서, (사)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