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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4-13
[제약산업 용어 상식] 도핑 금지약물
2022.04.13 URL복사

지난 2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이번 올림픽은 ‘스캔들 올림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죠. 그 중에서도 전 세계가 가장 주목한 사건을 꼽는다면, 바로 러시아 피겨 선수의 도핑 의혹일 텐데요.

그 의혹의 중심에 있는 러시아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도핑 결과를 조작하고, 2019년에는 러시아 내 도핑 감시 기구의 도핑 샘플을 조작하는 등의 파문을 일으킨 이력(?)이 있습니다. 그 결과, 2022년 12월까지 열리는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국가 이름, 국기, 국가 등을 사용하지 못하게 됐죠. 그런데도 이번 올림픽에서 또다시 어린 피겨 선수들의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알려지며 국가적 차원의 비난을 받게 된 것입니다.

과연 도핑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큰 논란의 중심에 선 것일까요? 오늘 대웅제약 뉴스룸에서는 도핑과 도핑검사의 종류 및 방법, 도핑 금지약물과 그 위험성에 대해 파헤쳐 보도록 하겠습니다!

‘도핑’과 ‘도핑검사’란?

도핑(Doping)이란, 운동선수가 경기력을 높이기 위해 일시적으로 신체적·정신적 능력을 강화하는 약물을 먹거나 주사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는 정정당당해야 하는 스포츠 정신을 위배하는 것으로, 국내외 모든 스포츠 대회에서 금지되고 있습니다.

도핑검사는 말 그대로 경기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금지약물을 복용했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는 스포츠 대회에 출전하는 모든 운동선수를 대상으로 단 한 명도 예외 없이 도핑검사가 실시되는데요.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 KOREA ANTI DOPING AGENCY)의 주관으로 진행됩니다. 전 세계 공통 적용 기준으로 세계반도핑기구(WADA, WORLD ANTI-DOPING AGENCY)가 정한 「세계도핑방지규약」과 「검사 및 조사 국제표준」에 따라 도핑검사를 실시하고 있죠!

도핑 금지약물을 선정하는 기준은?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끼치거나, 선수의 건강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약물·방법 등을 선정해 매년 9월 ‘금지목록 국제표준’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발표 이후 3개월간 유예기간을 거쳐 이듬해인 1월 1일부터 이를 적용·시행하도록 하고 있죠.

국제사회가 이토록 강력하게 선수들의 도핑을 감시하고 금지하는 이유는 바로 도핑이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 때문인데요. 우리 신체는 일시적으로 능력치를 최대로 끌어올릴 때 손상을 입게 됩니다. 이와 같은 상황을 반복하게 되면 결국 실제적 또는 잠재적으로 선수의 건강을 해치게 되는 것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반도핑기구(WADA)에 따르면 금지약물은 매년 꾸준히 증가해 1999년 40여 종에서 2021년 800여 종까지 늘었다고 합니다!

도핑 금지약물의 종류와 부작용은?

– 동화작용제(아나볼릭제제)
동화작용제는 인체 내의 동화작용에 도움을 주는 약물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단기간에 근육의 크기를 키우는 데 효과적인 약물로, 운동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는 약물이죠. 대표적으로는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스타노졸롤(stanozolol), 클렌부테롤(clenbuterol)이 있습니다.

동화작용제는 위험한 부작용이 뒤따르는 약물인데요. 간염, 간암과 같은 간 질환, 심장질환의 발생 확률이 높고요. 공격적 성향이 증가하며 돌연사의 가능성도 있습니다. 게다가 여성에게는 월경주기 교란, 탈모, 음핵 비대, 목소리 남성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남성에게는 고환위축, 정자 수 감소, 무정자증, 발기부전과 같은 성 기능 장애, 전립선비대, 유방비대증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 펩티드호르몬, 성장인자, 관련약물 및 유사제
이 호르몬 및 약물들은 신체의 다양한 조절 기능에 관여해 선수의 경기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습니다. 일례로 근육세포 크기를 늘려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발휘하게 하거나, 일시적으로 산소 운반량을 증가시켜 신체 능력을 높이는 경우를 들 수 있죠.

대표적으로 성장호르몬(hGH), 에리스로포이에틴(EPO) 등이 여기에 속하는데요. 성장호르몬을 과다 투입하면 기형화, 당뇨, 관절약화, 심장질환을 일으키고요. 에리스로포이에틴을 과다 또는 장기 투입하면 고혈압, 뇌졸중, 혈전으로 혈관이 막혀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 호르몬 및 대사변조제
체내에서 특정 호르몬의 농도를 인위적으로 바꿀 수 있는 약물입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당뇨병 치료제로 쓰이는 인슐린(Insulin)을 들 수 있는데요. 부주의로 적정량 이상을 사용할 경우 저혈당 증상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 이뇨제 및 기타 은폐제
운동마다 다르긴 하지만 운동선수에게 체중 감량은 중요한 과제 중 하나인데요. 이뇨제는 체내 수분량을 조절하는 약물로 체중감량, 체급조절에 효과적이죠. 하지만 소변도핑검사에서 다른 약물 검출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금지약물로 지정돼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푸로세미드(furosemide), 스피로노락톤(spironolactone) 등이 있습니다.

이 약물들을 남용하면 사망에 이르는 심각한 저혈압 증상, 심각한 탈수 증상이 일어날 수 있고요. 실신, 근육 경련, 근육통과 같은 증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 흥분제
흥분제는 피로감을 낮춰 신체 활동성을 증가시키고 지속적으로 운동할 수 있게 하는 약물입니다. 많이 복용할 경우 심장박동이 증가하면서 심장마비, 뇌졸중, 고혈압, 부정맥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지고요. 불면증과 불안으로 급격하게 체중이 감소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의존과 중독, 탈수, 떨림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 글로코코르티코이드
부산피질 호르몬으로 항염증 작용을 하는 약물이죠! 대표 약물로는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 트리암시놀론(triamcinolone) 등이 있습니다. 이 약물들은 고혈압, 골다공증, 면역력 저하, 혈전장애, 내분비 장애, 혈당증가, 근육감소, 백내장, 췌장염, 골절과 같은 부작용을 발생시킵니다.

– 베타차단제·베타-2 작용제
베타차단제는 교감신경의 베타수용체를 차단해 심장박동수를 감소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주는 효과가 있는 약물입니다. 이는 모든 선수에게 금지된 약물이 아니라, 사격, 양궁 등 고도의 집중을 요하는 특정 종목에서만 금지됩니다.

베타차단제를 장기 복용할 경우엔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치명적인 기관지 발작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또, 저혈압, 부정맥, 심부전과 같은 심장질환, 집중력저하, 수면장애, 성기능장애, 만성피로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베타-2 작용제는 교감신경의 베타수용체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물로, 기관지를 확장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salbutamol(살부타몰), formoterol(포르모테롤) 등이 있는데요. 부작용으로 두근거림, 두통, 부정맥, 근육 경련, 오심, 신경 예민, 떨림 증상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 마약류·카나비노이드(마리화나)
마약은 신경인성 통증과 암성 통증에 쓰이는 약물을 말하는데요. 이를 복용하면 부상에 의한 고통을 덜어주기 때문에 신체를 무리하게 사용함으로써 특정 부위에 손상이 갈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죠! 대표적인 약물로는 모르핀(Morphine), 펜타닐(Fentanyl), 대마에서 추출한 마리화나 등이 있습니다. 마약류 약물은 인체에 매우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데요. 불안, 환각, 정신착란 증상을 보이며 강력한 중독 증상을 일으킵니다. 특히, 카나비노이드 성분이 함유된 마리화나는 호흡장애, 인지장애, 의존성, 정신병 장애와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도핑검사의 종류와 절차는?

도핑검사는 ‘경기기간 중 도핑검사’ ‘경기기간 외 도핑검사’ 등 두 종류로 나뉩니다.

일반적으로 ‘경기시간 중’이란 선수가 참가하기로 예정된 경기의 전일 오후 11시 59분부터 해당 경기에 관련된 ‘시료채취’ 절차가 끝나는 시점까지의 기간을 의미하는데요. 이 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바로 ‘경기기간 중 도핑검사’ 입니다. 이때 운동선수의 체내에서 금지약물이 검출되면 도핑 혐의를 받게 되는 것이죠!

검사기간 외 도핑검사’는 경기기간 중이 아닌 때 검사하는 방법인데요. 선수는 사전 통지 없이 불시에 검사 요청을 받을 수 있고, 검사 장소는 훈련장이나 집을 비롯해 선수의 위치가 파악되는 모든 장소가 될 수 있습니다.

도핑검사의 절차는 도핑검사 계획 ▶ 검사관 배정 ▶ 대상자 선정 ▶ 선수통지 및 동반 ▶ 시료제공 입회 ▶ 도핑검사 서류작성 ▶ 시료운송 ▶ 시료분석 ▶ 결과관리 ▶ 시료장기보관 순으로 진행되는데요. 아래 이미지를 통해 한 눈에 확인해 보세요!

도핑검사의 방법과 원리는?

앞서 말한 ‘시료채취’ 절차는 운동선수의 소변시료, 혈액시료 등을 수집해 세계반도핑기구(WADA) 인증 분석기관에 운송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때 채취한 선수의 소변시료와 혈액시료는 금지약물 복용 여부를 확인하는데 아주 중요한 자료로 쓰이게 되는데요. 선수가 먹은 약물 성분이나 투여한 고분자 화합물 등이 시료에 남기 때문입니다.

소변은 체내 대사 과정에서 발생한 노폐물이 걸러지고 배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금지 약물을 사용했다면 그 성분 또한 소변에 남게 되는데요. 소변도핑검사’는 소변에 특정 물질을 녹이는 유기용매를 섞은 뒤 원심분리기에 돌려 소변과 유기용매 층을 분리하는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이를 영하 30도에서 얼리면 소변만 얼기 때문에 유기용매만 따로 떼어낼 수 있는데요. 떼어낸 유기용매를 휘발시키면 용매에 녹아있던 금지약물의 성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도핑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죠.

하지만 소변도핑검사만으로는 도핑을 완벽히 잡아내기 어려운데요. 약학기술의 발달로 점차 사람 몸의 단백질 구조와 비슷한 고분자 화합물이 늘어나며 소변에서 검출되지 않는 약물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를 악용한 도핑 기술 역시 치밀하게 진화하고 있고요.

이에 대항하는 ‘혈액도핑검사’는 적혈구 수 및 헤모글로빈(단백질) 수를 측정하는 방식으로, 소변도핑검사에 비해 정확도가 높은 편입니다. 우리 몸속의 혈액은 특정 단백질(항원)이 들어오면 이에 맞서는 단백질(항체)이 달라붙죠. 이 원리에 따라 약물로 복용한 여러 단백질(항원)의 항체가 혈액과 반응하면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지금까지 도핑과 도핑검사의 종류 및 방법, 도핑 금지약물과 그 위험성 등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앞서 살펴본 것처럼 도핑의 가장 큰 문제는 스포츠 정신을 위배할 뿐만 아니라, 선수들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선수들이 도핑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물론 1등을 향한 일부 선수들의 그릇된 욕망 때문이겠죠. 하지만 조금 더 넓게 생각해 보면, 1등에게만 뜨거운 박수와 관심을 보내는 우리 사회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는 않을 것입니다.

모든 운동선수의 노력은 승패와 결과를 떠나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서로의 노력을 인정하고 격려해주는 분위기 속에서 ‘도핑’이라는 두 글자가 이제는 스포츠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날을 기대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정정당당한 경기로 스포츠 정신을 높이고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