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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7
국내 감염병 진단분야의 현황과 발전방안
2020.11.27 URL복사

지난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데요. 2020년 11월 20일 기준, 코로나19에 걸린 전 세계 감염자는 5,720만명을 넘어섰으며 사망자는 130만명을 초과하였습니다.

코로나19는 기존의 다른 감염병과 비교했을 때 전염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특히 지역사회 내 무증상 감염자 비율이 최소 40%~80%까지 매우 높아 적극적인 진단 검사를 필요로 하는데요. 무증상 감염자는 지역사회에서 감염경로 자체를 파악할 수 없는 ‘조용한 전파자’가 되어, 현 사태를 더욱 장기화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감염병은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앞서 전파 초기에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질수록 전염의 확산 속도를 대폭 줄일 수 있는데요. 이렇듯 감염병 종식에 있어 ‘진단’ 분야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는 최근 ‘우리나라 감염병 진단 분야의 기술경쟁력 분석과 발전방안’을 다룬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해당 보고서를 통해 국내 감염병 진단 분야의 현황과 발전방안에 대하여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감염병의 개요와 진단방법

감염병은 특정 병원체나 병원체의 독성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으로 감염된 사람으로부터 감수성이 있는 숙주(사람)에게 감염되는 질환을 뜻합니다. 우리나라 법정 감염병은 긴급도와 심각도, 전파력 등을 기준으로 제 1급 감염병부터 제 4급 감염병으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감염병의 주요 특징으로는 먼저 공중보건의 측면에서 민간보다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한 시장실패 영역이라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감염병의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감염병의 전염성이 확산될 경우에만 사회・경제적 관심이 급증하며 수요예측이 쉽지 않아 시장성을 확보하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감염병이 창궐하는 시기에만 특허출원이 증가하였다가 1~2년 뒤에는 다시 감소하는 경향이 매번 반복되고 있는데요. 이러한 수요예측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감염병이 치료제가 아직 개발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감염병은 사회・경제적 파급효과가 매우 크므로 정부 주도로 특허가 출원 및 등록이 되는 비율이 매우 높은 공공재적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신약개발처럼 기초과학의 연구성과와 밀접한 연계성을 지니고 있기도 하죠. 그리고 마지막으로 감염병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므로 신약개발처럼 대표적인 정부의 엄격한 규제 속에서 관리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국내 체외진단기업들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었던 것도 2016년 질병관리본부의 긴급사용승인제도 도입이 가장 크게 기여했죠.

이러한 감염병의 주요 진단기술로는 체외진단기기가 대표적인데요. 체외진단기기는 분자진단, 현장진단(POCT), 면역화학진단, 자가혈당측정, 혈액진단, 임상미생물학적진단, 조직병리진단 및 지혈진단 총 8가지로 분류됩니다. 코로나19처럼 바이러스성 호흡기 감염병 진단에는 주로 분자진단과 면역화학적 진단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분자진단은 감염병의 증상이 아직 발현되지 않은 잠복기에도 해당 감염병을 저렴한 비용과 가장 높은 정확도로 식별해낼 수 있습니다.

대웅제약이 글로벌 판매 및 공급 계약을 맺은 지노믹트리의 ‘아큐라디텍’ 또한 분자진단 키트인데요. 아큐라디텍은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 시, 일반적으로 검출하는 N2유전자 외에 감염 세포 내 가장 많이 존재하는 리더 서열을 타깃으로 해 감염 여부를 진단합니다.

국내 감염병 대응 추진동향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메르스(MERS) 사태 당시 ▲감염병 대응체계의 컨트롤타워의 구조 혼선 ▲감염병 역학조사관의 부족 ▲질병관리본부의 독립적인 인사, 예산, 정책책결정권 미흡 등의 문제가 제기된 바 있는데요. 이후 정부에서는 「국가 방역체계 개편방안(2015.09.02)」을 수립함과 동시에 질병관리본부의 차관급 격상 등 국가 방역체계의 위기대비와 대응체계를 강화했습니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었으며 질병관리청 산하로 감염병의 포괄적 연구기관인 ‘국립감염병연구소’가 신설되었는데요. 아울러 감염병 이외에도 바이러스에 대한 기초연구를 수행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바이러스기초연구소’의 설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향후에는 감염병의 선제적인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호흡기 감염병 분야 이외에 국내에 아직 유입되지 않는 다양한 법정 감염병 분야의 연구개발이 요구됩니다.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역학조사관이나 감염병 전담 간호사 확충 등 국가 감염병 관련 전문인력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한데요. 2015년 메르스 사태에서 지적된 역학조사관의 확충 부족이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19 사태에서도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죠.

현재 정부에서는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적인 사업을 통해 관련 분야에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5년 주기의 연구개발 추진전략을 수립하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는 「제2차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기술개발 추진전략(안)(2017~2021)」이 수립되어 시행 중입니다.

감염병 분야의 국가연구개발사업 투자현황은 2010년 1,144억원에서 2018년 2,791억원으로 증가 추세에 있기는 하지만, 지난 9년(2010~2018년) 동안 정부연구개발예산 대비 감염병 연구개발의 평균 투자비용은 1.1%로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하지만 다양한 감염병 중에서 신종감염증의 국가연구개발사업에 대해서는 2014년 358억원에서 2018년 527억원으로 꾸준히 투자가 증가하는 추세인데요. 최근 5년(2014~2018년) 동안 추세를 살펴볼 때, 그 중에서도 ‘진단’ 분야가 25.3%(570억원)로 가장 높은 투자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국내 감염병 진단 분야의 발전방안

그렇다면 감염병 진단의 기술경쟁력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해당 보고서에서는 다음 4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감염병 진단 분야를 비롯해서 감염병 연구개발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부처 간 협력 확대가 필요합니다. 감염병은 수요예측성이 낮아 수익성을 담보하기 어려운 시장실패 영역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매우 중요한데요. 특히 해당 전염병이 사라지면 사회・경제적 관심이 급속히 감소하여 정부 차원에서 연구개발 투자를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치료제가 개발되더라도 결핵처럼 지속적인 유행이 반복되는 특수성이 있기에 최소 5~10년 이상의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다음으로는 감염병 연구개발에 관한 정부와 민간 간의 정교한 역할분담이 요구됩니다. 감염병 진단의 기술은 크게 ‘기초・원천기술’과 ‘응용・개발기술’로 구분되는데요. 기초・원천기술은 막대한 연구개발비와 높은 실패위험 등으로 인해 영세한 국내 체외진단기업에서는 선행이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5년 동안 기초연구보다는 응용・개발연구에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예산이 더 많이 투자된 상황입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국내 체외진단기업이 수행하기 어려운 기초・원천연구를 비롯하여 감염병 진단 인프라 확충 등에 더욱 주력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또한 감염병 진단의 기술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해외 특허 확보전략을 조속히 수립할 필요가 있습니다. 감염병 진단의 미국 등록특허 분석 결과, 지난 30년(1990~2019년) 동안 한국이 보유한 감염병 진단 특허 건수는 총 39건에 지나지 않는데요. 대부분의 원천기술은 주요 선진국의 글로벌 제약사와 진단기업들이 선점한 상황이기에 향후 감염병 진단 관련 국내 체외진단기업의 해외진출 시 특허침해소송 등의 어려움을 막으려면 신속하게 해외특허 확보가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감염병 진단 분야에서 출원・등록되는 물질특허의 특성을 고려한 산학연의 맞춤형 지원방안 모색이 필요합니다. 지식재산권의 확보가 중요한 연구개발 분야에서는 협력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데요. 기업의 입장에서는 특허권의 독점력 확보가 수익창출과 직결되므로 단독연구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국내 체외진단기업의 입장에서는 특허권의 권리와 가치배분이 아주 중요한 이슈겠죠.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 메르스(MERS)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코로나19 발생 초기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 기반의 진단키트를 신속하게 개발해서 적극적인 진단검사를 실시하였으며 상당한 수출실적을 거두었는데요. 현재도 많은 기업들이 활발한 연구개발을 통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우리나라가 코로나를 극복하는 데 앞장서 K-바이오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고 글로벌 제약산업을 선도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출처: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우리나라 감염병 진단 분야의 기술경쟁력 분석과 발전방안」 (20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