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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04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맞이해 알아보는 희귀의약품 시장, 글로벌 제약업계의 ‘블루오션’!
2020.03.04 URL복사

지난 2월 29일은 13번째 ‘세계 희귀질환의 날’이었습니다.

매년 2월의 마지막 날은 유럽희귀질환기구 (The European Rare Diseas Organization)에서 지정한 ‘세계 희귀질환의 날’인데요. 4년에 한번씩 2월의 마지막 날이 29일로 끝나는 2월의 희귀성에 착안하여, 2월의 마지막 날을 희귀질환의 날로 정했다고 합니다.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희귀질환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실제로 환자들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습니다.

이처럼 희귀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높아지면서, 희귀의약품에 대한 관심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에서는 희귀의약품 시장이 또 하나의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2019년) 미국 FDA의 신약 허가 건수 48건 중 21건(44%)이 희귀의약품으로, 허가의약품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이는 많은 제약기업들이 희귀의약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미국 FDA에서도 희귀의약품 신약 개발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 많은 국가들도 희귀의약품 관련 신속한 개발 및 승인을 촉진하기 위해 신속심사, 우선심사 등의 규제 경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죠.

최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는 이러한 희귀의약품 시장의 현황을 다룬 ‘희귀의약품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 보고서를 발간했는데요. 해당 보고서를 통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전 세계 희귀의약품 글로벌 시장의 성장 요인과 전망을 살펴보겠습니다.

희귀의약품(Orphan Drug) 이란?

지난 포스팅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희귀의약품 시장에서 ‘희귀의약품’이란 무엇이며, 현재 국내외 희귀의약품 시장의 현황이 어떠한지에 대해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해당 내용을 간략히 전해드리고 성장 요인과 시장 전망에 대해 집중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희귀의약품은 환자 수가 매우 적은 질환의 진단, 예방, 치료를 위한 의약품으로 정의되지만, 국가마다 유병률(prevalence rate)에 따라 정의 기준이 상이합니다. 유병률은 일정 기간 동안 특정 인구 집단 또는 지역에서 질병을 가지고 있는 인구의 수를 대응되는 전체 인구의 수로 나눈 것을 말합니다. 희귀의약품은 낮은 유병률로 인해 수익성이 보장되지 않아 어떤 기업도 관심을 두지 않는 의약품이라는 의미로, Orphan Drug라 불리기도 합니다.

희귀의약품은 대상 환자 수가 적어 수익성이 낮고 질환의 메커니즘에 관한 지식 부족 및 임상시험의 어려움 등의 이유로 연구개발이 미흡했는데요. 각각의 희귀질환 환자 수는 적으나 희귀질환의 종류는 7,000~8,000가지 이상으로 전 세계 희귀질환 환자 수는 약 3억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희귀의약품 글로벌 시장 현황

전 세계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1,449억 달러(약 176조 원)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희귀의약품 시장이 가장 큰 지역은 북아메리카로, 2018년 기준 53.6%(약 87조 원)의 점유율을 차지했고, 뒤이어 유럽이 22.4%(약 36조 원), 아시아-태평양이 16.3%(약 28조 원), 남아프리카 4.6%(약 7조 원) 순으로 점유하고 있습니다.


약물 타입에 따라 살펴보면, 바이오의약품과 비생물학적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더욱 앞서고 있는데요. 희귀질환 의약품 중 바이오의약품의 시장 점유율은 2018년 기준 65.4%로, 이는 비교적 유병률이 높은 희귀 암을 치료하기 위해 부작용이 적은 바이오의약품 채택률이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또한, 바이오의약품은 특허 만료 이후에도 장기적으로 경제적 가치가 높아 기존 제약업체들이 희귀의약품 시장에 진입하는 주요 동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질환별로 살펴보면, 항암제가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암질환 치료제는 2018년 기준 587억 달러(약 71조 원) 규모로 전체 희귀의약품 시장의 43.7%를 차지했죠. 뒤이어 혈액질환 17.2%, 신경질환 8.9%, 심혈관질환 5.4% 순으로 시장을 점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희귀의약품의 약 46%는 암 치료와 관련이 있으며, 이러한 수치는 머지않아 5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압도적으로 큰 시장을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으로 독일, 일본, 프랑스, 중국, 영국, 캐나다 순입니다. 미국의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648억 달러(약 78조 원)로 전체 시장의 48.3%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한국의 희귀의약품 시장은 2018년 19억 달러(약 2조 원)로 다른 국가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최근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은 로슈(Roche), 셀진(Celgene), 존슨앤존슨(Johnson & Johnson), 노바티스(Novartis) 등 대형 글로벌 제약기업들이 주도하여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며 전 세계적인 확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어 빠르게 성장 중입니다.

희귀의약품 시장의 성장 요인

희귀의약품 시장의 성장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시장 독점권 부여 ▲개발 과정의 다양한 혜택 제공 ▲희귀질환 환자 수 증가를 꼽을 수 있습니다.


희귀의약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 유럽, 일본, 호주, 싱가포르 등은 희귀의약품법(Orphan drug act)을 제정하여 시장 독점권을 부여하고 있는데요. 시장 독점권은 희귀의약품 허가 이후 일정 기간 동안 동일 질환에서 경쟁 제품이 사장에 진입하지 못하도록 함으로써 제약기업들로 하여금 희귀의약품을 개발하게 하는 가장 큰 동기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7년, EU는 10년, 일본은 10년의 독점기간을 부여하고 있죠.

또한, 희귀의약품법을 제정한 국가들은 제약기업들에게 R&D 비용을 직접 지원하고 세액 감면, 임상시험 비용에 대한 세금 공제, 허가 심사의 신속화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미국의 경우 1983년에 희귀의약품법을 제정한 이후, 2017년 희귀의약품 현대화 계획(Orphan Drug Modernization Plan)을 발표하면서 모든 신규 희귀의약품 지정 요청을 90일 이내 검토하도록 했습니다. 이외에도 일본은 1993년, EU는 2000년에 희귀의약품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법안이 도입됐고, 한국에서는 2015년 희귀질환관리법이 발효됐습니다.

실제로 희귀의약품에 대한 제도적인 지원은 희귀의약품 개발 촉진에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했는데요. 희귀의약품법이 통과된 미국 FDA, 유럽 EMA 등의 희귀의약품 승인 건수가 크게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2004년 희귀의약품 허가 건수는 132건에서 2018년 335건으로 증가했으며, 희귀의약품 지정 누적 의약품 수는 4,735개에 달합니다. 2000년에 제도를 도입한 유럽의 경우에도 2004년 희귀의약품 허가 건수는 73건에서 2018년 126건으로 증가했으며, 누적 지정 의약품 수는 2,098개입니다. 유럽의 최근 5년간 희귀의약품 승인 건수는 계속 증가하여 2018년에는 가장 많은 건수인 21건이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및 승인됐습니다.

희귀의약품 시장의 또 다른 성장 요인으로는 환자 수의 증가입니다. 진단기술의 발전, 고령인구의 증가 및 건강검진 활성화 등의 요인으로 그동안 드러나지 않았던 환자들이 진단을 받게 되면서 희귀질환 환자 수가 증가해 전세계 희귀질환 환자 수는 약 3억 명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국내 희귀질환 환자 수는 2002년 2,589명에서 2016년 52만 970명으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죠.

더 큰 성장이 기대되는 희귀의약품 시장

글로벌 희귀의약품 시장 규모는 2019년 이후 연평균 9%로 성장하여 2024년 2,230억 달러(약 262조 원)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및 유럽 지역의 연평균 성장률은 각각 9.9%, 9.3%로 빠른 성장이 기대됩니다.


분야별 전망으로는 희귀의약품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바이오의약품이 연평균 9.4%로 성장하여 2024년에는 1,492억 달러(약 181조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희귀질환 중 가장 많은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암 치료 희귀의약품 시장도 꾸준히 성장하여 2024년 997억 달러(약 12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한국의 희귀의약품 시장도 희귀질환 환자가 50만 명을 넘어서면서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국내 시장은 2018년 19억 달러(약 2조 원)에서 연평균 9.5%로 성장하여 2024년 32억 달러(약 3조 8천억 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희귀의약품 시장의 도전과제

희귀의약품 시장이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도전과제 또한 존재합니다. 높은 치료 비용과 임상시험/마케팅을 위한 제한적인 환자 풀(Pool)은 희귀의약품 시장 성장의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죠.

희귀의약품의 연간 환자 당 평균 치료 비용 11만 1,820달러(약 1억 3300만 원)는 비희귀의약품의 환자 당 치료 비용 2만 3,331달러(약 2,780만 원)에 비해 6배 정도 높습니다. 환자 당 치료 비용이 높기 때문에 저소득 가구 및 보험회사가 약 값을 지불하기 어려워 잠재적인 시장 손실이 발생하고, 이는 시장 전체의 성장을 억제하게 됩니다.

또한, 희귀질환에 대한 임상 연구 및 시험 측면에서 볼 때, 낮은 질병 유병률과 이질적인(heterogeneous) 환자 집단, 환자 모집의 어려움, 질병에 대한 제한된 또는 부족한 지식 등은 도전과제입니다.


이처럼 미국, 유럽, 아시아 일부 선진국의 주도로 희귀의약품 신약 승인이 크게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연구 비용 및 낮은 투자 수익은 제약기업의 신규 진입을 어렵게 하는데요. 적절한 희귀질환 정의와 지침이 없는 신흥국가를 포함하여 각 국가의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희귀 질환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제도적인 인프라를 구축한다면, 희귀의약품은 신약을 개발하는 제약사와 희귀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희귀질환 환자 모두에게 밝은 전망을 안겨줄 것입니다.

※ 출처: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희귀의약품 글로벌 시장 현황 및 전망(김은중 연구원, 김무웅 책임연구원)」, 2019.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