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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9-11
BIO USA 2019에서 살펴본 바이오헬스산업
2019.09.11 URL복사

지난 6월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65개국 17,300명이 참가하는 BIO USA 2019 행사가 개최되었습니다. 1993년부터 매년 개최되고 있는 이 행사는 바이오 분야의 대표적인 글로벌 컨벤션으로 각국의 바이오 의료기술 및 정책동향을 파악하는 데 있어 의미가 있는데요. 최근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에서는 BIO USA 2019 참관기를 통해 바이오헬스 산업의 전략적 방향성에 대해 짚어보는 보고서를 발간했습니다.

BIO USA 2019로 본 바이오헬스산업의 동향

미국은 전 세계의 바이오헬스산업을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국가입니다. BIO USA는 세계 최대 규모 바이오•제약 전시회인 ‘바이오 인터내셔널 컨벤션’으로 세계 바이오헬스 산업의 동향을 알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전시회 인데요, BIO USA 2019에서 살펴본 미국 바이오헬스 산업의 방향성을 세가지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유전자치료제와 디지털 테라퓨틱스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올해 1월 FDA 국장은 성명서를 통해 향후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대한 전망을 발표했는데요. 해당 성명서에 따르면, 2020년까지 매년 200개 이상의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임상승인신청서(IND)가 접수될 것으로 예상되며, 기존 성공률을 고려했을 때 대략 2025년까지 매년 10~20개의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승인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이번 BIO USA 세션에서 FDA 관계자는 조직첨단치료제실(OTAT: Office of Tissues and Advanced Therapies)에서 추가로 48명을 채용할 계획이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이러한 FDA의 대응은 세포•유전자치료 분야에 대한 개발수요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한편, 디지털 테라퓨틱스에 대한 관심 증가는 최근 FDA 승인을 받은 제품들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디지털 테라퓨틱스는 소프트웨어를 활용하여 환자를 치료하는 신개념 치료제를 지칭하는데요. 소프트웨어 자체가 의약품과 같은 효능을 갖고 환자에게 작용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죠. 최근 미국에서는 마약중독치료를 위해 개발된 애플리케이션이 FDA 승인을 받았는데요. 이처럼 의사의 처방을 통해 치료 목적으로 활용되는 소프트웨어가 의료 현장에 적용되는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두 번째 주목해야 할 점은, 필라델피아의 ‘셀리콘밸리(Cellicon Valley)’ 전략입니다.

미국의 주요 도시들이 바이오의료 분야 투자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미국 보스턴 지역을 따라잡기 위해 대학, 제약회사와 힘을 모아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요. 그 중에서도 BIO USA가 개최된 필라델피아의 셀리콘밸리 전략이 가장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IT 분야로 특화된 미국 서부의 실리콘밸리(Silicon Valley)처럼, 필라델피아는 최근 유전자치료, 줄기세포 분야를 집중 육성하려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이처럼 필라델피아가 셀리콘밸리를 표방할 수 있는 이유는 필라델피아 기반 스타트업들의 성과와 유펜(University of Pennsylvania) 대학을 중심으로 한 지원 모델의 발전 때문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펜은 Pennovation 이라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여, 유펜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고 있는데요. 이 공간에는 대부분 유펜에서 스핀-오프한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으며, 이 창업기업들은 존슨앤존슨 이노베이션이 운영하는 JPOD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적인 인큐베이팅 서비스를 받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주목해야 할 점은 미국의 RMAT (재생의학첨단치료제: Regenerative Medicine Advanced Therapy) 지정제도입니다.

지난 2019년 2월에는 FDA가 RMAT에 대한 운영방침을 발표했는데요. RMAT는 2016년 12월 FDA에서 제정한 신속허가 프로그램으로, 질병이나 상태가 심각하거나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대상으로 개발되는 첨단 재생의학 혁신 치료제들의 신속한 허가를 목적으로 하는 패스트트랙 제도입니다. 세포치료제, 유전자체료제 등이 RMAT에 포함됩니다.

FDA 관계자의 발표에 따르면, RMAT으로 지정된 재생 의료제품들은 기존의 신속 허가 제도 중 획기적 치료제(breakthrough therapies)와 거의 동일한 혜택을 받게 되며, 추후 신속 허가 트랙에서 필요로 하는 잠재적인 대체지표들에 대한 초기 논의 등 집중가이드를 받을 수 있게 됩니다.

실제로 RMAT 제도가 신설되면서 RMAT 지정건수가 획기적 치료제 지정(BTD)을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과거에도 재생의료 제품들이 획기적 치료제 지정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지만, RMAT 제도를 통해 보다 많은 제품들이 이 제도적 혜택을 활용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BIO USA 2019로 본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의 전략적 방향성

BIO USA 2019에서 나타난 것처럼 전 세계적으로 바이오헬스 산업에 대한 관심과 기대는 매우 뜨거운데요. 이를 통해 바라본 국내 바이오헬스산업의 방향성은 어떻게 될까요?

먼저 유전자치료제 안전관리 선진화가 필요합니다. 최근에 일어난 몇 가지 사건으로 우리나라 유전자치료제 혹은 바이오의약품 분야가 위축된다면 국가적으로 큰 손실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발전적으로 이용하여 기업 스스로도 국민 신뢰를 위해 더욱 노력하고, 정부의 지원과 안전관리에 대한 정책으로 선진화한다면 국내 바이오의약품산업이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또한, 기업주도 인큐베이팅을 위한 적극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유펜대학의 JPOD와 같은 해외의 성공적인 인큐베이팅 모델들은 기존 기업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사례가 많습니다. 바이오헬스산업은 우수한 연구성과뿐 아니라 특허, 인허가, 보험, 유통망 확보 등 다양한 분야의 정보가 중요한 만큼, 노하우를 갖고 있는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따라서 국내 기업들이 스타트업 기금조성, 실험실 제공, 노하우 공유 등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바이오헬스 전문인력의 양성이 중요합니다. 바이오헬스산업은 인력 부족률이 높은 분야입니다. 최근 정부가 ‘바이오헬스산업 혁신전략’에서 바이오헬스 분야의 지원인력확대를 발표한 만큼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산업을 이끌어 갈 많은 전문인력이 양성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규제혁신의 가속화가 필요합니다. BIO USA 2019에서 볼 수 있듯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에서는 첨단바이오의약품, 디지털 헬스 제품들, 진단 검사 등 새롭게 성장하고 있는 분야들에 대해 신속허가제도들을 운영하며 획기적으로 규제를 혁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안전성을 확보한 혁신적인 제품을 신속하게 활용하여 환자들이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규제 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 출처: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BioINPro 66호(2019년 8월호), 「바이오헬스산업의 전략적방향성 BIO USA 2019의 시사점(이명화: 과학기술정책연구원 국가연구개발분석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