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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5-24
개방형 혁신과 제약 산업, 미래 발전 위한 청사진
2019.05.24 URL복사


딜로이트(Deloitte)가 1988년부터 2012년까지 281개 제약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을 통한 신약 개발 성공 확률이 기존 폐쇄형 모델보다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내부자원 의존도가 높은 폐쇄형 혁신보다 신약개발의 경제적 부담과 실패위험을 줄일 수 있는 개방형 혁신 모델이 제약산업의 장기적인 가치 창출 요소로 촉망 받고 있습니다. 실제로 사업 추진 핵심으로 개방형 혁신을 꼽는 제약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개방형 혁신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개방형 혁신 vs 폐쇄형 혁신


개방형 혁신이란, 기업 내부뿐 아니라 외부 아이디어 및 연구개발(R&D) 자원을 함께 활용해 기술을 발전시킬 수 있다는 혁신 이론을 말합니다. 기존 ‘폐쇄형 혁신(Closed Innovation)’과 반대되는 용어로 외부 집단 지성을 활용하여 문제 해결 및 새 아이디어 창출에 나선다는 의미입니다.

폐쇄형 혁신 모델은 R&D에 따른 수익 창출을 위해 사내 아이디어 발견 및 연구개발 노력에 집중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폐쇄형 혁신 모델에 따르면, 신약개발에 성공했다면 반드시 먼저 시장에 제품을 출시해야 하며, 혁신적 기술을 최초로 상용화한 회사가 경쟁에서 이기게 됩니다. 또한 시장에서 최고의 아이디어를 창출하여 경쟁사를 상대로 우위를 차지하는 것이 폐쇄형 혁신 모델의 중요 포인트입니다.

반면 개방형 혁신 모델은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R&D를 통해 막대한 가치 창출이 가능하다는 개념입니다. 특히 자체 개발 기술로만 이익을 얻을 필요는 없으며, 시장에 최초로 출시하는 것보다 좋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외부의 연구자들도 회사의 지적재산권을 사용할 수 있으며, 다른 회사의 지적재산권을 사들여 내부의 회사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것이죠.

제약 산업에서 뜨고 있는 사업 모델, 개방형 혁신


개방형 혁신은 IT, 자동차, 의료산업 등 전반적인 산업군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제약산업에서 개방형 혁신이 등장한 이유는, 신약개발 R&D 비용 상승과 제품 라이프 사이클이 단축으로 인해 기업들이 혁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하기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지속적인 제품개발을 위한 혁신은 제약회사들의 필수과제이자 성장동력입니다. 따라서 많은 제약기업들은 R&D 부분에서의 생산성을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왔고, R&D 부분에서 외부 혁신이라는 방법을 그 해답으로 제시하기 시작했습니다. 다국적 제약 기업이 개방적 형식의 도입을 추진하려는 이유도 시장의 빠른 흐름에 대응하고 더 많은 아이디어와 기술, R&D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서입니다.

개방형 혁신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제약산업에서의 개방형 혁신은 개방 정도에 따라 아웃소싱형, 라이센싱현, 협업형, 공유형의 총 4단계로 분류됩니다. 딜로이트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라이센싱형이 가장 활발히 추진되고 있으며, 아웃소싱형, 협업형 순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제약산업의 시장트렌트로 인해 점점 더 개방적인 범위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제약사들은 이러한 개방형 혁신의 장점을 일찌감치 인지하고 사업 추진 동력으로 삼고 있는데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전문가, 지적 재산권, 노하우를 외부 연구자 및 과학 공동체와 공유함으로써 변화를 촉진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Tres Cantos’ 캠퍼스를 개방하여 GSK 리서치가 대학, 비영리 파트너십 및 기타 연구소 과학자들과 긴밀하게 협력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2010년 5월, 말라리아에 대한 신약 개발 연구를 촉진하기 위해 네이쳐(Nature)지에 13,500가지가 넘는 유망한 유효물질(hit)이 발표됨으로써, 개방형 혁신을 통한 화합물에 대한 첫 번째 성공이 실현되기도 했죠. 이 화합물의 화학 구조 및 관련 분석 데이터는 주요 웹사이트에 게재되고 말라리아 질병에 대한 과학 공통체의 연구를 촉진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세계적인 제약회사인 머크(Merck), 일라이 릴리(Eli Lilly),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 사노피(Sanofi) 등도 외부 전문가들과의 협력을 통한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 제약사 역시 개방형 혁신 모델을 집중 조명하며 이를 사업화하고 있습니다.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최근 바이오제약의 경우 병원, 대학, 임상기관, 바이오 스타트업 등 보건의료 인프라 전반이 함께 해야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오픈 이노베이션의 중요 가치를 언급하기도 했죠.


대웅제약 또한 R&D 핵심전략을 ‘오픈 콜라보레이션(Open Collaboration)’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2019년 경영방침의 하나로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한 사업혁신’을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대웅제약의 오픈 콜라보레이션은 ‘최고와 손잡아 개발을 가속화하고, 성공확률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고객, 전문가, 파트너, 정부 등 이해 관계자와의 협력을 통해 외부의 아이디어와 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하고 활용한다는 개방형 혁신 전략입니다.

실제로 대웅제약은 최근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의 산학협력, 브릿지바이오와의 신약후보물질 공동개발 등을 추진하고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데요. 대웅제약은 앞으로도 국내외 기업 및 외부 전문가들과 협력하는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지속적으로 혁신 신약 개발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 참고
1. 한국바이오협회 한국바이오경제연구센터 BIO ECONOMY BRIEF 48호 (2018. 8)
안지영 연구원,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과 제약 산업

2.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 BioINwatch: 17-51 (2017. 7)
신약개발 경쟁력 요소, 개방형 혁신(Open Innovation)